2-BM의 카메라
w.bububu
(광선시점)
말도 못할 어마어마한 고통에 손을 부들부들 떨며 우선은 집 안으로 들어왔다. 신발을 벗어던지고 거실로 들어서 화를 진정시키던 광선은 바닥에 내팽겨쳐 놓았던 핸드폰을 거칠게 집어들어 전화를 걸었다.
-형
-어, 왜? 만났냐?
-어 씨발 걔 지금 당장 잡아서 깜빵 쳐넣어버려. 아 존나 죽여버릴거야...
-워워~ 진정해. 천하의 박광선이 왜이러시나. 내 생각에는 서로서로 협동하는 게 더 이득이리고 보는데.
-뭐? 지랄하지마 내가 걔랑 왜 협동해야 되는데?
-야야 나 바쁘니까 우선 끊어봐. 그리고 너 걔, 걔 거리지 마라 그 사람 벌써 33이나 먹었다...
뚝- 그 말만 마치고 형은 매정하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참나 나는 뭐 동네 북이네 아주.
(명훈시점)
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재빨리 카메라를 집어들었다. EOS-600D. 이런 아름다운 핏빛 석양을 찍기에 아주 좋은 아이지. 거기다가 새아빠 백통까지 합체시켜주면 캬 죽인다. 사진찍기는 내 유일무이한 취미이니 장비는 항상 탄탄하게 준비해 놓는다.
저 멀리서 까마귀의 까악 까악 하는 소리가 들릴 듯한 석양을 바라보며 천천히 카메라를 얼굴 쪽으로 들어올린 후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초점을 맞추고 조심스레 셔터를 눌렀다.
삐비빅- 찰칵찰칵-... 정신이 몽롱해지는 듯한 이 소리가 좋다. 물론 내가 찍은 작품들을 바라보는 일도 즐겁지. 핏빛 노을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아아, 지금이 어두운 밤이라면 더 좋을텐데. 이 곳의 밤바다에서는 아름다운 풍경들이 참 넘쳐날 것 같거든.
나에게는 여러가지 이름이 있다. 본명은 김명훈이지만 요즘에는 내 이름보다는 경감님 또는 반장님으로 불린다. 그리고 아는 사람만 아는 내 닉네임 B.M. 저기 어두운 곳 들어가서 물어보면 친절하게 대답해줄거야. 핏빛과 어둠 사진을 즐겨찍는 사람이라고.
물론 대답을 들은 후 목숨은 보장 못하지만. 무엇이든지 완벽하게 처리하는 이 꼼꼼한 성격 때문에 나는 투잡을 뛰면서도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다...라고 항상 웃는 그가 나에게 말할 정도니.
완벽주의자. 그래. 이런 나에게 딱 맞는 호칭이다. 오늘 찍은 사진들을 방 한쪽 줄에 걸며 뿌듯한 눈길로 쳐다봤다. 역시 사진은 정리하는 맛이 있다니까.
혼자 살기에 턱없이 넓은 이 집을 산 이유도 다 사진 정리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모두 벽에 걸어놓으려다 보니 이렇게 됐지 뭐야. 그래도 별 상관은 없다. 어치피 차고 넘치는 것이 지폐이고 수표들뿐이로다.
그 이유라하면 옛날부터 공부를 특출나게 잘해 경찰의 꿈을 가지고 경찰대학에 입학해 열심히 공부만하다 졸업한 후 경찰대학을 졸업하면 받는 특혜를 받아 경위로 바로 진급한 후 몇년 전 경감으로 승진한 덕분이랄까. 생각해보면 하루하루 공부만 해서 별 추억은 없는 것 같다. 조금 특별한 것이라면 역시 그 둘을 만난 것이랄까.
따르르릉- 따르르릉- 시끄럽게 울리는 집 전화를 받아보니 반장님 반장님 소리를 지른다.
-어 왜
-저... 지금 빨리 서로 와주셔야 겠는데요
-무슨일인데
-또 그놈인가 본데요
-누구. 스마일?
-네..
-알았어 지금 그리로 갈게
아 귀찮아 죽겠네. 그 새 또 누굴 납치한거래... 꼴을 보아하니 아마 박광선과 만난 후 기분전환겸 아무나 잡아온 모양이었다. 아 괜히 그 둘을 엮어준건가. 서로 애들을 잡는 목적도 다른데 은근히 경쟁하는 분위기가 되가고있네.
사실 그 둘이 처음 만났을 때 서로 노렸던 목표물을 추천해줬던 사람은 바로 저였다. 그렇게 해서 광선이 나에게 윤택에 대해 알려달라는 전화에 모르는 척 알고있던 사실을 내뱉었을 뿐이었다. 혹시나 해서몇몇개는 가르쳐주지 않았다만... 역시 둘은 너무 삐걱거리려나. 잘 맞을 줄 알았는데. 인상을 찡그리며 전화를 끊자마자 곧바로 집을 나서며 빠른 속도로 문자를 보냈다.
[자꾸 나 귀찮게하면 진짜 잡아들이는 수가 있어 임윤택 -BM]
[니가 웃는 모습 많이 보고싶은데... 지금 인상 찌푸리고 있지? 웃어^^ -웃어]
괴물같은 놈...
서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몇 장의 종이뭉치들을 받아들고 정신없이 읽어야만 했다. 역시 딱 봐도 임윤택이 잡아갈만한 케이스의 아이였다. 불행하고, 슬픈 아이. 또 보나마나 평생 웃게 만들고 싶다는 착한지 나쁜지 모를 마음으로 데려갔겠지.
-이름은 서한을이라는 남자아이인데 아직 6살 밖에 않됐어요. 미혼모 손에서 자라고 매일 학대만 받고 살다가...
-야
-네?
-나도 다 알아 임마. 여기 내가 읽고있는 종이에 써있잖아
-아... 네
다 읽고 난 후 종이를 아무한테나 던져주고는 컴퓨터 앞에 앉아 조사를 시작... 아니, 조사하는 척을 시작했다. 이 경찰서에서 만큼은 나는 가식적인 가면을 쓰고 능력 좋지만 알아내는 건 별로 없는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 완벽하지 않은 연기를 완벽하게 해내야한다. 그게 내 돈벌이니까.
그렇게 대충 어물쩍 일을 처리한 다음 서둘러 서를 빠져나왔다. 서 안 사람들은 내가 아무리 경감이라해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나 하고있을테니. 정작 그들이 잡으려 혈안이 되어있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는 내가 모두 손에 쥐고있는데 말이지.
천천히 어두운 밤거리를 걷다보니 사진 속에 담고 싶은 풍경들이 너무 많다. 역시 늦은 밤거리에는 아름다운 광경도 추잡한 광경들도, 너무 많다. 그 덕분에 내 손은 나도 모르게 또 가방 속 카메라로 향하고 있었다. 집에 돌아와보니 어느 새 많이 늦은 시간이 되어버렸다. 너무 넋놓고 사진만 찍어댄 탓이겠지.
30살이 되도록 아직까지 결혼조차 못하고있는 노총각이기에 텅 빈 넓은 집안을 쓸쓸히 걸어 방으로 들어갔다. 그렇다고 해서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건 아니었다. 결혼하면 눈치보여서 어떻게 살겠어. 더군다나 이런 사진들이 가득 쌓인 집에서. 오는 길에 막 닫으려는 사진관에 카메라 속 사진을 인화시키려 맡겨놓아 가벼워진 가방을 방 구석에 놓고 편한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
-
다음 날 낮에 사진관에 찾아가 이름을 대니 주인이 내 얼굴을 보더니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며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사진이 든 봉투를 내민다. 뭐 이것도 꽤 익숙한 일이지.
-안녕히계세요~
-네, 네...
집까지 걸어가는 시간을 참기 어려워 그냥 길가 벤치에 앉아 사진을 꺼내 한장 한장 넘겨봤다. 핏빛, 어둠. 온통 빨갛고 까만 사진밖에 사진은 들어있지 않았다. 이 사진들은 특별히 마음에 든다. 고통스러워하는 석양의 모습들과 추잡한 어둠 속 모습들이 마음에드는걸.
이 동네에서 산지 몇십년이 다 되어가기에 cctv까지 다 외워 요즘에는 인적이 드문 곳으로만 다니다보니 이런 사진들을 찍게 되었다. 더럽고 지저분한 핏빛을 보고있으면 절로 토기가 올라오지만 보다보면 또 이렇게 이쁜 색이 없다. 선명한 붉음. 그 붉음에 뒤덮힌 고통에 물든 얼굴들.
오늘은 왠지 붉은 핏빛 비릿내와 어둠을 카메라 속에 더 담을 수 있을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다면 오늘도 작품을 찍으러 나가야지.
난 분명히 말했어. 내 취미는 사진찍기이고 핏빛과 어둠 속을 찍는 걸 제일 좋아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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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채셨나요ㅋㅋ 명훈님 취미는 사진찍기이지만 항상 찍는 사진은 살인현장 이라는거ㅎ
석양이 비출 때나 어두운 밤길에서 살인하는 장면을 찍는 걸 좋아하는 완벽주의자죠ㅋㅋ
그런데 제가 봐도 이건 좀 너무 티를 않낸 듯;;ㄷㄷ 더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데ㅠ 그래도 뭔가 훨씬 싸이코틱하지 않나여ㅠ 예전에 약간 써놓은거 보는데 너무 평범해서 싹 다 지우고 다시 썼는데ㅠㅠ 스마일은 싸이코틱한 소재가 넘쳐 흘러야하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설정이 넘쳐흐를 듯ㅋㅋ
다만 제가 그걸 잘 표현하지 못해서 항상 이렇게 밑에서 설명할 수 밖에 없다는 불편한 진실ㅠ
그래서 스마일은 제가 너무 미미하게 표현해서 항상 밑에 쓰여있는 제 짤막한 설정 보기 싫다! 하시는 분들운 제가 설정 올려놓을테니까 그거 보시고 읽으시면 돼요ㅠ 만약 설정 올려놓은거 보기는 싫은데 제 짧막한 설명으로 이해하기는 힘들다 하시는 분들은 댓글로 질문♥
+)아 참고로 EOS-600D + 새아빠백통은 각각 네입에 쳐 보시면 나올텐데 대포여신들이 많이? 가지고있는 화질 존좋 카메라. 대포ㄷㄷ
출처
원문링크 : [광선윤택] 스마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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