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장 많이 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에는
맨체스터 더비(맨유vs맨시티), 레즈 더비(맨유vs리즈), 머지사이드 더비(리버풀vs에버튼), 북런던 더비(아스날vs토트넘) 등이 있고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La Liga)에는
엘 클라시코(바르샤vs레알), 마드리드 더비(레알vs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안달루시아 더비(레알 베티스vs세비야) 등이 있고
세리에A(Serie A)에는
수 많은 더비 중에서도 밀란 더비(AC밀란vs인터밀란)가 가장 치열하다.
지금 부터 전 세계의 더비 매치들을 조명해보기로 한다.
오늘 소개할 더비는 '이스탄불 더비'로 터키 수페르 리그의 더비 매치다.
터키 최대의 도시인 이스탄불을 연고로한 두 팀인 갈라타사라이(Galatasaray) 와 페네르바체(Fenerbahce)
(터키의 최대 도시 이스탄불을 동과 서로 구분짓는 보스포루스 해협, 이를 경계로 유럽(서)과 아시아(동)가 나뉜다)
'세계에서 가장 큰 더비'로 꼽히는 터키 수페르 리그의 이스탄불 더비는 '전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격렬하다.
제목에도 써놓았지만 'Welcome to hell'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이 전쟁터는 터키 수페르 리그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벤트이다.
이스탄불을 가로지르는 보스포루스 해협은 터키라는 나라의 일부를 유럽과 아시아로 구분짓게 만들었고,
이로인해 서이스탄불에는 갈라타사라이가 자리를 잡았고, 동이스탄불에는 페네르바체가 자리를 잡고 있다.
유럽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로 인해, 유럽의 문물과 신지식이 넘쳐나던 서이스탄불의 갈라타사라이 고등학교, 이 고등학교가 바로 현재
터키의 명문 고등학교이자 갈라타사라이 축구 클럽이 만들어진 곳이다. 1905년 프랑스어를 사용하던 명문 학교 갈라타사라이 고등학교의 한 학생이, 당시 터키에 살고 있던 잉글랜드인들이 만든 축구클럽에 대항하기 위하여 만든 축구팀이 바로 갈라타사라이다.
신문물과 지식으로 무장한 학생들이 만든 갈라타사라이는 아직까지도 터키의 지식층과 유럽을 대표하는 클럽이다.
2년 후인, 1907년 잉글랜드인들이 만든 축구클럽에 대항하기 위한 같은 목적으로 동이스탄불 지역에서 또 하나의 축구팀이 만들어 졌으니,
이가 바로 페네르바체 클럽이다. 갈라타사라이와는 다르게 일반시민들이 주축으로 되어 만들어진 페네르바체는 터키의 노동자 계급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졌다. 이후 노동자 계급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클럽이 된 페네르바체는 갈라타사라이와 부딪히기 시작한다.
누구나가 이와같은 유래를 가진 더비의 역사를 생각한다면,
상류층 vs 하류층의 싸움이 당연했을거라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애시당초 이 두팀의 이스탄불 더비는 너무나도 평화로웠고 조용했다.
1909년 1월 17일 클럽 창단이후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친 두팀은 2:0으로 갈라타사라이가 첫승을 가져갔다. 또한 두 팀은 엘리트 고등학생팀과 노동자계급의 일반 시민팀의 대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잉글랜드인들이 만든 축구클럽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통적인 목적을 갖고 있었기에 매우 우호적인 관계가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그러던 1934년, 양팀의 친선경기로 부터 더비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 벌어졌다.
친선경기인데도 불구, 선수들은 승리를 하기 위해 과격한 파울을 일삼기 시작하였고 이는 곧 선수들간의 주먹다짐으로 까지 이어졌다.
선수들의 주먹다짐은 양팀 팬들간의 패싸움으로 까지 번졌고 이를 계기로 양팀은 서로를 앙숙관계로 쳐다보기 시작하였는데...
1959년 터키 수페르 리그가 창설되며 양팀의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된다.
강팀이었던 두팀은 터키 수페르 리그의 맹주자리를 놓고 첨예한 대립을 시작하는데...
터키 수페르 리그가 1988년 민영화 되면서 각 클럽의 자유도 또한 올라갔다.
이에 지난 '맨체스터 더비'에서 처럼 맨시티가 자신들의 6대1 대승을 기념하며 수 많은 기념품들이 나온것처럼 2002년 11월 페네르바체가 갈라타사라이를 상대로 6대0 대승을 거둔뒤 내놓은 기념품, 그리고 2005년 5월 갈라타사라이가 페네르바체를 상대로 5대1 대승을 거둔뒤 지난 2002년을 복수하는 기념품들을 내놓기 시작하며 이들 두 팀의 관계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깊은 구렁텅이로 빠져든다.
(양팀 상대전적 과 역대 클럽 우승횟수: 위키피디아 캡쳐)
현재까지 '이스탄불 더비'는 페네르바체가 140승 111무 117패로 우위를 지니고 있지만,
우승트로피는 갈라타사라이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갯수차이를 보이며 우위를 지닌다.
2012년 현재까지 갈라타사라이가 리그 17회 우승, 페네르바체가 리그 18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여전히 대립중이다.
(이스탄불 더비에서의 홍염, 연막탄등은 '지옥에 온걸 환영한다'라는 팬들의 구호를 여과없이 보여준다)
이렇게 고조된 양팀의 대립은 서포터즈간의 대립으로도 이어져 한때 이스탄불 더비에 4,400명이라는 대규모의 경찰 병력이 투입되어
서포터즈간의 패싸움을 대비한적도 있다. 양팀간의 대립이 시작된 이후 단 한번도 '피를 보지 않은' 적이 없다고 하니 어느정도로 격렬한지
상상이 간다.
(코너킥을 찰 때면 어김없이 날라오는 물병세례 때문에 경찰 방패막까지 동원되고, 관중들은 자신들의 스타디움을 파괴한다)
자기들 스스로 자신들의 더비를 '세계 최고의 더비'라 말하며 자긍싱을 갖고 있는 터키 사람들.
하지만, 축구사의 많은 발전이 있어왔고 현재 진행형인 지금 시점에서 그들의 더비를 바라본다면...
'열기'면에서는 세계 최고라고 인정해주고 싶으나, '응원 매너'면에서는 세계 꼴지라고 말하고 싶다.
밑에서 보게될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지옥'으로 불리우는 이스탄불 더비에는 인간의 추악함이 묻어난다.
관중들은 경기 중에도 그라운드에 온갖 쓰래기를 집어 던지고, 선수들에게 까지 공격을 가한다. 또한 잔디밭인 그라운드에 화염병이나 홍염등을 던지며 불을 내기도 하는데, 경기중에 선수들은 경기하랴 불피하랴, 소방대원들은 경기진행을 위해 불끄러 다니랴 정신이 없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관중들은 관람석에 불을 지르거나, 관중석을 뜯어 던지는 등 경기장을 파괴하는 행동들을 거침없이 저지르고 다닌다.
(물론 경기가 끝난 후, 스타디움 바깥 풍경은 상상에 맡긴다...그야말로 피와 불이 넘처나는 지옥일 것이다.)
'이스탄불 더비', Welcome to Hell 영상
지난 올림픽 대표팀의 오만 원정에서 오만 관중들이 보여준 비매너 응원은 '지옥'에 비하면 정말
우리집 강아지 발톱 사이에 낀 떼만도 못할 것이다.
마무리를 좋은 말로 해야할지, 욕으로 해야할지....고민된다.
그냥 여기까지 하련다. '이스탄불 더비'야 말로 진정한 더비가 아닐까 생각하지만
축구팬인 본인 조차도 저 지옥에 가보기는 싫다. 공짜로 비행기표와 티켓을 끊어준다 해도 TV로 시청하겠다.
출처
원문링크 : 'Welcome To Hell' [이스탄불 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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